9월 10일, 아이유의 디지털 싱글 [이 별로부터]가 발매되었다. 음원 공개의 시작인 수록곡 2번 "Dear my crazy soulmate"는 크레딧에 명시한 바와 같이 '유인나에게' 보내는 아이유의 음율 섞인 편지이다. 그리고 이 삶을 함께 마주하고 걷는 친구와 친구들의 테마곡이자 소망곡이다.
알아차리지 못하는 매 순간에도 누군가 있었다는 사실을 깨닫는 날엔 그 어느 것보다도 묵직한 다정함을 발견하게 된다. 사랑보다 묽고 핏줄보단 연한, 금방 날아가지 않을 것을 알면서도 늘 아쉬워지는, 아니 실은 묽지도 연하지도 않은, 그런 관계가 있다.
정의 내리기 어려운 이 관계를 우리는 우정이라 부른다. 우정은 이성과 논리로 따지기엔 이상해서 그 어느 순간 웃기다, 바보 같다, 미친 것 같다라는 말로밖에 설명하기 어렵다. 하지만 그런 이상함이 있어 더 특별하고 미친 짓도 새콤하다.
ⓒIU Official (YouTube)
너는 오늘도 이상함을 고백해
실망했지라는 말도 함께
넌 내 앞에선 평생 이상해도 돼
그래서 더 좋아해
"Dear my crazy soulmate" MV에서 문희는 교도관인 영옥의 생일을 축하할 파티를 준비한다. 하지만 영옥은 당직이 바뀌어 파티에 가지 못하게 되었고, 그런 영옥을 위해 문희는 테이블의 굄목을 꺼내 든다. 문희는 서로를 위한 생일 테이블의 불안정한 다리를 우정으로 지탱하고, 다시 그 우정을 꺼내어 경찰서 창문을 깨는 데 사용한다.
범죄를 저지른 사람이 되어 교도관에 들어온 문희를 영옥은 어처구니없다는 듯 보면서도 그런 문희의 행동이 무슨 마음인지 알고 있다. '같이 이상한 gramma'를 가지고, 다른 사람이 이해할 수 없는 비이성적인 행동으로 둘은 다시 둘이 된다.
ⓒIU Official (YouTube)
그러나 둘이 된다고 해서 곧바로 서로를 마주볼 수 있는 시간이 주어지는 것은 아니기에, 다시 문희의 이상한 장난이 시작된다. 다칠 걸 알면서도 건드리면 안 될 것 같은 수감자에게 굳이 장난을 걸어 결국 얻어맞고 나서야 문희는 원하던 것을 얻는다. 그제야 영옥과 문희는 서로를 마주본다. 하지만 마주볼 수 있는 시간은 그리 길지 않았다. 문희는 형량을 다 채워 출소를 하고, 또다시 영옥과 만나기 어려워진다. 그래서 문희는 다시 한번 우정을 꺼내든다. 그들은 계속해서 이상한 언어와 웃음을 공유하지만, 언제든 망설이지 않고 서로의 우정을 꺼내 든다.
우리가 사랑이라 부르는 것들에는 연애가 있고 가족애도 있지만, 사실 그 어느 것보다도 새콤한 맛은 우정이다. 그리고 우정 안에서는 여타의 사랑도 일과 미움도 무력해진다. 상큼한 시트러스 향이 세상의 모든 향을 덮고 이겨내는 것이다.
미친 짓은 우정의 추억이 되고, 이상함은 우정의 색깔이 된다. 그리고 장난은 우정의 표현이다. 오히려 '넌 내 앞에선 평생 이상해도 돼'라는 말이 우리라는 단어의 일반이 되고, '그래서 더 좋아'하는 우정이 된다.
아이유는 이번 싱글에서 그간 써온 노랫말과 달리 상당히 직접적인 표현을 사용한다. 같은 싱글에 수록곡 1번 "이 별로부터"를 보아도 누군가에게 조심스레 말을 걸고, 추억의 가장 연약하고 사소한 조각들을 하나씩 꺼내어 세어 본다. 반면 "Dear my crazy soulmate"는 '우리'만의 지극히 구체적인 것들과 '이상함'을 부끄러움이 아니라 계속 이어질 농담으로 둔다. 흠이라 여겨질 법한 것들을 굳이 들춰내고도 서로의 이상함을 자랑한다. 우정에 있어 관계의 증명은 완벽이 아니라 털어낼 수 있는 여유에 있다.
그런 의미에서 "Dear my crazy soulmate"에서는 은유로 에둘러 가는 대신 친구에게 무심하게 툭 던지듯 건네는 고마움과 바람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윤기나는 편지지 위에 꾹꾹 눌러쓴 글자라기보다는, 투박하리만큼 털털하게 흘려 쓴 문장들에 가깝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 어떤 정성스러운 편지보다 보드라운 종이 위 정바른 글씨이다.
이번 수록곡 "Dear my crazy soulmate"는 지극히 사적이고도 솔직하다. 그러나 음악이라는 매개를 통해 한 사람을 향했던 다정한 언어는 비로소 수많은 청자의 경험으로 넓게 번져나간다. 어떤 대상을 향한 정밀한 서사는 역설적으로 듣는 이 저마다의 궤적과 마주하며, 자신의 가장 엉뚱하고 모난 모습까지 온전히 품어주었던 누군가의 존재를 떠올리게 만든다. 결국 이 곡은 타인의 고백을 통해 각자의 삶 속에 자리한 이상하고도 다정한 관계를 일깨우며, 음악을 통해 누군가의 경험과 공감으로 확장될 수 있다는 점에서 그 의의가 있다.
아이유의 음악에서 흥미로운 점은 개인적인 경험을 하나의 이야기로 완결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자신의 기억과 관계에서 출발한 소재를 음악으로 옮긴 뒤, 그 안에 듣는 사람이 자신의 경험을 겹쳐볼 수 있는 공간을 남긴다.
이번 곡 역시 특정한 우정을 담고 있지만, 그 관계를 바라보는 방식은 다양한 관계의 기억으로 확장된다. 이는 아이유가 자신의 이야기를 가장 사적인 곳에서 꺼내면서도 대중적인 공감으로 연결해온 방식과 맞닿아 있다.
결국 아이유의 아티스트적 강점은 거창한 서사를 만들어내는 데 있기보다, 개인적인 순간에서 누구나 자신의 이야기를 발견할 만한 감정을 포착하고 이를 하나의 작품으로 완성하는 데 있다.
↳ mimi's Opinion
「Dear my crazy soulmate」는 유인나에게 전하는 편지를 '노래'라는 방식으로 전달한다는 점에서 인상적인 곡이다. 누군가에게 직접 편지를 쓸 수도 있지만 아이유는 그 마음을 가사와 멜로디에 담아 음악으로 건넨다. 특히 '넌 내 앞에선 평생 이상해도 돼', '그래서 더 좋아해'와 같은 직설적인 가사는 실제 친구에게 말을 건네는 듯한 친밀함을 만들고 아이유의 목소리와 멜로디를 통해 글로는 온전히 전하기 어려운 감정까지 전달한다.
결국 음악은 가사를 전달하는 수단을 넘어 한 사람의 마음을 다른 사람의 경험으로 확장시키는 언어라고 생각한다. 유인나를 향한 지극히 개인적인 이야기가 노래가 되는 순간 그 마음은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로 이어진다. 그리고 그 대중 중 한 사람인 나 역시 이 노래를 통해 나의 친구를 떠올렸다. 결국 이 노래가 내게 닿은 방식은 나의 가장 이상한 모습까지 이해해주는 한 사람을 떠올리게 한 것이다. from. 친애하는 나의 친구, 미친 X에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