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몇 년간 K-Pop이 전 세계적인 문화 현상으로 자리매김하면서 한국의 음악 콘텐츠 산업은 전례 없는 호황을 누리고 있다. 그러나 연령 제한 없이 K-Pop을 소비하는 경향이 일반화되면서, 동요(童謠)가 아동 문화 콘텐츠 생태계의 주류 기능을 상실하고 주변부로 밀려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아동의 정서 발달 과정에 핵심적인 매개체라고도 할 수 있는 동요임에도 불구하고 아동의 음악 소비와 환경이 대중가요의 영향력 아래로 흡수되고 있다.
발달 단계에 음악을 듣고 향유하는 것이 아동의 뇌 발달에 있어 인지 능력과 표현 능력 발달을 촉진시킨다는 것, 자극 경험을 통해 자신의 감정을 능동적으로 조절하는 능력을 키운다는 것을 미루어봤을 때 이러한 사회 현상은 동요의 교육적·정서적 기능이 약화되고 있다는 것을 방증한다. 이는 단순한 장르적 변화가 아니라 어쩌면 아동 발달의 기초를 위협하는 문화적 구조 변화로 볼 수도 있겠다.
대중가요는 아동에게 있어 일시적인 정서적 도피처, 즉 외부 의존적인 스트레스 해소 기능을 제공하고 강렬하고 자극적인 리듬과 영상미는 순간적인 즐거움과 흥미를 충족시킨다. 또한 또래 간에 좋아하는 가수를 공유하고 함께 어울리면서 사회적 소속감을 형성하는 과정은 긍정적인 사회적 경험으로 작용할 수 있다. 나아가 음악을 매개로 서로 다른 세대가 공감대를 형성하고 상호 이해와 연대감을 형성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 기능도 분명 존재한다.
그러나 대중음악에 과도하게 노출되는 것은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인지·정서 발달 측면에서 여러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동요의 단순하고 반복적인 멜로디와 운율 구조는 언어 발달의 기초가 되는 음운 인지 능력을 향상시키는 데 최적화되어 있다. 이 발달 단계를 건너뛰고 자극적이고 복잡한 대중가요에만 노출될 경우, 아동은 청각적 자극에는 익숙해질지라도 언어적 리듬감과 운율 감각, 즉 언어의 구조적 이해를 체득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또한 정서 발달 단계에 적합하지 않은 주제나 감정 표현에 조기 노출되는 것은 아동에게 혼란과 불안을 유발하며, 내면의 감정 조절 능력을 약화시킬 위험이 있다.
더욱이 대중음악의 상당수는 성인 정서 중심의 서사로 구성되어 있으며, 영어를 비롯한 외국어 가사가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 이러한 음악 환경은 아동의 언어 습득 과정에서 어휘 체계의 혼란을 초래하거나 정서적 동일시 대상이 성인 중심으로 편향되는 문제를 유발할 수 있다. 즉, 감정의 깊이나 언어 표현의 맥락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한 채 모방적으로 수용함으로써, 감정의 진위나 표현의 적절성을 구분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
국립한글박물관
동요의 본질적인 가치는 아동의 능동적인 참여를 이끌어낸다는 점에 있다. 동요는 단순히 '듣는 음악'이 아니라 노래를 매개로 놀이, 신체 활동, 상호작용, 그리고 생활 규범 학습을 통합적으로 수행하게 하는 '복합적 교육 콘텐츠'이다. 아동은 노래를 부르며 또래와 함께 놀이하며 사회적 규칙과 감정 표현을 자연스럽게 익히고, 이를 통해 자신만의 창의적 해석을 덧붙이는 '재창조적 참여'를 경험한다. 또한 언어적 측면에서도 동요는 문학적 감수성과 언어의 운율을 학습하기 위한 중요한 통로로 기능한다. 단순하고 반복적인 가사 구조 속에서도 시적 표현과 상징이 담겨 있어 아동은 이를 통해 언어의 소리와 의미를 함께 체험하고, 감정을 정제된 언어로 표현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다.
반면 상업적 콘텐츠로서의 대중음악은 아동에게 주로 수동적 소비자의 위치를 부여한다. 흥미와 만족감을 제공하긴 하나, 아동이 자신의 신체와 목소리를 통해 음악을 스스로 만들어가는 창의적 체험의 기회를 감소시킨다. 즉, 대중음악의 소비 중심적 패러다임은 아동 발달에 필수적인 '능동적 음악 참여 경험'을 대체할 수 없다는 것이다.
결국 대중가요 중심의 음악 환경은 아동에게 순간적 즐거움과 사회적 소속감을 제공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발달 단계에 필요한 음악적·언어적 경험의 기반을 약화시킬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조기 성인화와 언어적 혼란을 완화하고, 아동이 음악을 통해 능동적으로 참여하며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서 동요 생태계의 복원과 활성화 필요하지 않을까. 동요는 아동의 전인적 발달을 가능하게 하는 문화적 기반이자 정서적 언어의 시작점이기 때문이다.
필자가 말한 것 처럼 동요는 아동이 언어·정서·사회성을 통합적으로 배우는 참여형 음악이다. 이 지점에서는 특히 "수동적 소비자"가 되어버린 아동의 현재에 주목한다. 대중음악은 자극적 쾌감과 사회적 연결을 제공하지만 감정의 리듬을 스스로 체화하는 능동적 학습 경험을 약하게 만든다. 따라서 동요의 복원은 단순히 전통 문화의 회복이 아니라 감정 표현과 언어 감수성의 바탕을 다시 세우는 일이다. 필자의 주장에 동의하며 앞으로 아동이 '음악을 통해 생각하고 느끼는 법'을 배울 수 있는 환경 조성이 필요하다고 본다.
↳ RIN's Opinion
'19Hz : 어린이를 위한 노래'는 음악 산업이 상업화될수록 아동 음악이 설 자리를 잃는 현실을 날카롭게 보여주고 있어요. 동요는 한때 성장기의 정서적 언어이자 교육적 기반이었지만, 지금은 시장 논리 속에서 '비수익 콘텐츠'로 취급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그 결과 아이들은 자극적인 리듬과 화려한 영상 중심의 대중음악에 익숙해지며, 음악을 감상보다는 소비 대상으로 인식하게 돼요. 이는 음악뿐 아니라 애니메이션이나 게임 같은 다른 콘텐츠 산업에서도 비슷하게 나타나는 현상으로, 아동의 감수성보다 흥행성과 중독성을 우선시하는 구조가 강화되고 있습니다. 글을 읽으며 느낀 점은, 동요의 부활을 단순히 과거로 돌아가는 일로 볼 것이 아니라 어린이의 정서 발달을 존중하는 문화적 시선이 다시 음악 산업의 중심에 서야 한다는 것입니다. 결국 아동을 잠재적 소비자가 아닌 '성장하는 인간'으로 바라보는 시각의 회복이 우리 사회가 나아가야 할 중요한 방향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