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6일 발매된 로제의 정규 1집 [rosie]가 빌보드 메인 앨범 차트 '빌보드 200'에 3위로 진입했다.
이는 K-pop 여성 아티스트 최고 기록으로, 로제는 앞서 공개돼 전 세계를 강타한 메가 히트곡 'APT.'의 음원 차트 기록에 이어 정규 앨범 [rosie]로 음반 차트까지 제패했다. 특히 로제는 빌보드 메인 차트인 '빌보드 핫 100'과 '빌보드 200'에 모두 한 자릿수로 진입한 최초이자 유일한 K-pop 여성 아티스트라는 대기록의 주인공이 됐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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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제의 첫 번째 정규 앨범 [rosie]는 지난 10월과 11월 순차적으로 공개된 선공개 싱글 'APT.', 와 'number one girl' 그리고 타이틀 'toxic till the end', 수록곡까지 총 12곡으로 구성됐다.
'로지(rosie)'는 로제의 가까운 지인들이 그녀를 부르는 애칭이다. 앨범명에서부터 나타나듯이 자전적인 이야기로 가득 찬 앨범 [rosie]는 로제의 사랑, 성장 그리고 위로를 담아내고 있다. 열두 곡의 작사•작곡에 참여하며 연인과의 사랑과 이별, 댓글로부터 받은 상처 등 자신의 실제 경험에서 기인한 내용을 써 내려갔다.
앨범 전반을 관통하는 핵심 주제는 '사랑'이다. 자신의 연애 경험을 바탕으로 곡을 만드는 것은 팝스타들에게 흔히 볼 수 있는 일이지만, 개인적인 연애사를 언급하는 것이 금기시되는 K-pop 문화에서는 다소 낯선 주제라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로제는 자신의 경험을 음악 속에 솔직히 담아내는 데 전혀 망설임이 없었으며, 해외에서는 이를 홍보의 일부로 활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아이돌보다는 팝스타로서의 면모가 더욱 두드러진다. 아이돌로서의 이미지를 유지하는 것보다 뮤지션으로서의 정체성을 확고히 하는 데 중심을 둔 것으로 보아, 그녀가 얼마나 자신에게 진실한 음악을 하고자 했는지, 그리고 대중에게 어떤 아티스트로 다가가고 싶어 했는지 엿볼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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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랙리스트에 관한 이야기를 해보자. 장르적인 실험보다는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에 집중한 느낌이다. 전반적으로 차분하면서도 보컬이 중심이 된 어쿠스틱, 발라드, 얼터너티브, 알앤비 성향의 곡들으로 구성되어 있다. 다만, 유일하게 업 템포의 밴드 사운드를 활용한 팝 펑크 장르 'APT.'가 트랙의 정중앙에 자리 잡고 있는데 이 점이 앨범의 전반적인 분위기와 맞지 않는다는 평이 있다. 유명 팝스타들의 앨범에서도 앨범 트랙리스트 전체의 흐름이 유려한 와중에 이슈가 되었던 리드 싱글만이 튀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로제 역시 비슷한 케이스에 해당한다. 차마 수록 안할 수가 없을 정도의 메가 히트를 달성했기 때문에 양보는 불가피했을 것이라 생각된다.
'테일러 스위프트'의 음악을 듣고 자라 그로부터 영향을 받아 스타가 된 올리비아 로드리고, 사브리나 카펜터 같은 '테일러 키즈' 뮤지션들처럼 로제 역시 그로부터 많은 영감을 얻은 듯하다. 뿐만 아니라 저스틴 비버, 사브리나 카펜터, 올리비아 로드리고, 두아 리파, SZA 등 유명 팝 스타들의 곡에 참여한 작가진들도 참여해 로제의 앨범에서 여러 팝스타들의 음악적 색깔이 녹여져 있음을 느낄 수 있다.
같은 팝 장르의 곡들과 비교했을 때 엄청나게 특별하거나, 개별 트랙의 존재감이 큰 앨범은 아니다. 하지만 블랙핑크의 '로제'가 아닌 솔로 아티스트 '로제'가 전달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앨범에 담아냈고, 자신을 증명해 냈다는 점에서 성공적인 첫걸음이라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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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더블랙레이블, X(@chuwimm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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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범 발매 전, 앨범 구매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리스닝파티는 소규모로 진행되었음에도 많은 화제가 되었다. 리스닝파티 장소 곳곳에는 로제의 손길과 애정이 묻어나 있었고, [rosie]에 대한 정성과 진심을 알 수 있었다. 앨범 수록곡들을 처음으로 공개, 제작 비하인드 스토리를 나누며 팬들과 소통했다. 단순히 음악을 듣는 것을 넘어, 로제의 진솔한 이야기를 통해 그녀가 담아낸 감정과 메시지를 더욱 깊이 이해할 수 있는 장이 되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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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현대에서 진행된 팝업스토어에서도 'rosie'를 찾을 수 있다. 단순한 MD 진열, 앨범 홍보가 아닌 로제의 방에 초대받은 듯한 공간으로 구성되어 있다. 앨범의 주제와 로제의 음악적 색깔을 시각적으로 풀어낸 공간으로, 방문자들이 직접 체험하며 로제의 세계관에 몰입할 수 있도록 구성되었다. 앨범과 관련된 소품, 아트워크, 영상 콘텐츠 등 다양한 요소들은 음악뿐만 아니라 비주얼적인 즐거움까지 제공하며, 팬들에게는 로제와 연결된 특별한 기억을 만들어 주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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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를 넘어 유럽, 아메리카 등 해외 곳곳에서 소비되고 향유되는 케이팝의 걸음은 날이 갈수록 활발하다. 빌보드 차트 내 상위권 등극이라거나 타임스퀘어 전광판 도배라는 등의 기사는 이제 그리 놀랍게 느껴지지도 않을 수준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이에 맞춰 케이팝 시장의 방향성 또한 변했고 변하고 있는데, 해외 시장을 목표로 한 다양한 프로모션도 빼놓을 수 없다.
근래 해외 프로모션 중 하나로 '역직구'가 화제이다. 역직구는 국내 제품을 역으로 해외직구(해외에서 직접 구매)한다는 뜻으로, 국내 팬들이 일본, 미국 등의 해외에서 역으로 굿즈나 앨범을 구입하는 것을 말한다. 이러한 트렌드는 해외 한정판 앨범이나 굿즈의 출시로 국내에 판매가 되지 않기 때문이며, 엔화의 환율 하락이 주된 요인이다.
주목할 것은 전자인 국내 아티스트의 굿즈를 해외 국가에서만 한정판으로 판매한다는 것이다. 글로벌화가 가속화되고 해외 시장의 진입과 확장이 커지면서 엔터테인먼트는 국내가 아닌 해외 국가에서만 특정적으로 판매하는 제품을 만들기 시작했다. 일례로, 2024년 발매된 백현의 'Hello, World' 미국에서만 판매하는 미국반의 한정 포토 카드를 제작해 앨범과 포토 북을 판매했다. 뿐만 아니라 NCT DREAM(엔시티 드림)은 일본 한정판 매거진 'DREAMzine Vol. 3'을 발간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해외 한정판 구매를 대행해 주는 사이트까지 생길 정도로 케이팝 열풍과 해외 프로모션은 새로운 소비 트렌드를 만들었다. 콘텐츠의 수출이 국제화되고 세계 시장의 초연결이 이뤄지고 있는 현재에 해외와 국내 모두를 잡는 프로모션 전략은 더욱 중요해질 거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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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랙리스트는 단순히 곡의 나열이 아니라, 앨범의 서사를 구성하고 감정을 전달하는 중요한 요소다. 잘 짜여진 트랙리스트는 앨범 전체를 하나의 긴 이야기를 들려주는 경험으로 만들어 주며, 청취자가 처음부터 끝까지 몰입할 수 있게 한다.
앨범을 듣는 청취자의 경험을 생각하며 트랙리스트를 구성하는 과정은 곡 하나하나를 독립적으로 존재하게 하면서도 동시에 서로 연결되도록 만드는 작업이다. 예를 들어, 앨범의 도입부는 청취자를 끌어들이는 역할을 해야 하므로 강렬하거나 인상적인 곡을 배치하는 경우가 많다. 이는 첫 트랙이 소설 속 첫 문장 같은 역할을 한다. 반면, 앨범의 마지막 트랙은 긴 여정을 마무리하며 청취자에게 여운을 남길 수 있도록 배치한다.
스트리밍 플랫폼의 영향으로 트랙리스트 구성 방식에도 변화가 생겼다. 사람들이 앨범 전체를 듣기보다는 플레이리스트에서 개별 곡을 선택해 듣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트랙 순서가 과거보다 덜 중요하게 여겨지기도 한다. 하지만 여전히 아티스트들은 앨범의 서사와 감정선을 중요시하며, 트랙리스트를 하나의 예술적인 흐름으로 구성하고 있다. 트랙리스트의 구성은 앨범의 장르, 주제, 또는 스토리텔링 방식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예를 들어, 컨셉 앨범의 경우 곡의 순서가 스토리텔링의 핵심 요소가 된다. 한 곡에서 다음 곡으로 넘어갈 때 자연스러운 연결이 이루어지거나, 반전이 있어 청취자의 흥미를 끌 수 있도록 의도적으로 구성되기도 한다.
로제의 첫 정규 앨범 [rosie]는 트랙리스트 구성의 중요성을 잘 보여준다. 앨범은 로제의 개인적인 이야기를 중심으로 하나의 서사를 이루며, 곡의 흐름이 감정적으로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첫 트랙 "number one girl"은 로제의 음악적 색깔을 강렬하게 드러내며 청취자를 그녀의 세계로 초대한다. 중간에 배치된 "APT."와 같은 트랙에서는 로제의 감정과 경험을 섬세하고 솔직하게 표현하며 앨범의 흐름에 깊이를 더한다. 마지막 트랙 "dance all night"은 경쾌하고 활기찬 분위기로 앨범을 희망적으로 마무리하며, 청취자에게 긍정적인 여운을 남긴다. 이는 단순히 개별 곡의 퀄리티를 넘어, 앨범 전체가 하나의 예술 작품으로 완성되었음을 느끼게 한다. 로제는 트랙리스트를 통해 자신의 이야기를 가장 효과적으로 전달하며, 스트리밍 시대에도 여전히 앨범의 흐름이 청취자와의 깊은 교감을 만들어낼 수 있음을 증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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