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Hz : Original Sound Track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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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CJ ENM Mov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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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개봉한 영화 <베테랑2>의 엔딩 크레딧에 너무나 익숙한 이름이 보인다. '음악감독 장기하, 음악조감독 실리카겔 김춘추'.
장기하는 류승완 감독의 <밀수>에서 음악감독으로서의 첫 행보를 알렸다. 70년대 배경인 <밀수>의 시대적 배경과 분위기가 장기하 음악감독과 만나 큰 시너지를 자아냈고, 제44회 청룡영화상의 음악상을 거머쥐며 음악감독으로서의 입지를 다진 바 있다. 이어 이번 <베테랑2>에서도 류승완 감독과 호흡을 맞추며 영화의 듣는 재미를 더했다. 뿐만 아니라 <밀수>에서 장기하와 함께 작업을 진행했던 실리카겔의 김춘추도 음악조감독으로 이름을 올렸다.
또, 곧 개봉하는 <대도시의 사랑법>에서는 <D.P>, <킬러들의 쇼핑몰> 등의 작품에서도 음악감독으로 참여한 프라이머리가 음악감독으로 나선다. 이외에도, 혁오, AKMU 이찬혁 등 대중음악에 큰 영향을 준 뮤지션들이 음악감독으로 활동의 스펙트럼을 넓혀가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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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제작 과정은 '프리 프로덕션(preproduction)' - '프로덕션(production)' - '포스트 프로덕션(post production)'으로 구분된다. 그리고 이 과정의 흐름에 맞춰 영화 음악이 제작된다.
프리 프로덕션이라 함은 영화의 본격적인 제작의 전 단계, 즉 촬영과 그 이후의 과정을 진행할 수 있도록 사전 분석하고 준비하는 단계이다. 음악 부분에서는 실제로 작곡이나 편곡이 영화 촬영 중에 집중적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프리 프로덕션 단계는 실질적인 음악작업을 위한 준비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이때 음악감독은 시나리오를 분석하고 전체적인 분위기와 방향을 구상하는 것 이외에 스탭을 결정하는 등 음악 제작을 위한 전반적인 준비 작업을 한다. 프리 프로덕션 단계에서 중요한 지점은 연출자의 의도를 파악하는 것이다. 시나리오의 분석과 해석의 차이 등 여러 가지 이유로 서로 강조하고자 하는 부분이 다르거나 음악에 대한 견해가 다르다면 상호 간의 이해와 설득이 필요하다.
프로덕션 단계는 본격적인 촬영이 시작되는 단계이다. 음악감독은 프리 프로덕션 단계에서 진행된 시나리오 분석 작업과 연출가나 영화제작사 등 영화에서 영향력이 있는 사람들과 합의된 음악의 방향대로 본격적으로 작곡이나 편곡을 진행해야 한다. 필요시에는 촬영현장을 방문해 영화의 분위기를 파악하기도 한다. 촬영이 중반을 지날 즈음에는 음악 작업의 방향과 준비 과정을 마무리 짓고 연주자에게 악보를 넘겨 녹음을 진행한다. 이 과정에서 수준 높은 연주 단체와 아티스트를 찾는 것 또한 음악감독의 몫이다.
포스트 프로덕션 단계는 촬영이 끝난 후 영화를 완성하는 단계이다. 영상 편집을 하고 영상편집이 끝나면 완성된 영상을 토대로 색보정과 CG, 음향, 음악 등 효과와 관련된 후반작업을 진행한다. 최종 편집된 영상을 보면서 음악과 영상의 조화 또는 전체적인 음악적 균형을 검토한다. 작곡, 편곡, 선곡 등의 대부분의 음악작업과 녹음을 마친 후 최종적으로 영상에 음악을 포함한 모든 사운드 믹싱(음향, 음의 공간감, 소리의 위치 등)을 진행하여 작업을 마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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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음악에 대한 관심은 나날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다. 영화음악은 공연 또는 음반의 형태로 대중에게 소비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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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름콘서트 예시 <해리포터와 불사조기사단 인 콘서트>
출처 : 세종문화회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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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클래식 시장에선 2010년대에 들어오면서부터 영화 음악을 감상할 수 있는 공연이 자리 잡기 시작했었다. 대부분 영화 상영과 동시에 OST(오리지널사운드트랙)를 실제 라이브 연주하는 형태로 이뤄진다. 국내에선 '필름 콘서트'로 부르고 있다. 외국과 비교해 필름 콘서트 산업이 상대적으로 발전하지 않은 국내에서도 영화음악의 영향력은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현재 국내 클래식 공연의 티켓 매출 상위권은 필름콘서트를 비롯한 크로스오버 공연이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클래식 음악계에서 돈을 가장 많이 벌어들인 공연도 월트디즈니 100주년 기념 콘서트인 <더 사운드 오브 매직>이다. 청중들의 연령 변화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더 사운드 오브 매직>의 연령별 예매율을 보면 10대부터 30대 비율이 74%에 달했다. 또 애니메이션 <스즈메의 문단속> 필름콘서트의 경우 10대가 24%, 20대가 39% 비중을 보였다. 보통 클래식 공연은 40대 관객이 가장 많다는 점을 감안했을 때 젊은 청중이 대거 유입되고 있는 셈이다. 또 클래식 공연기획사가 필름 콘서트 시장을 주도하던 과거와 달리 이제는 IP(지적재산권)를 가진 영화사들이 OSMU(원 소스 멀티 유즈) 전략 차원에서 필름 콘서트 활용을 늘리고 있다.
또 OST 스트리밍 수치도 증가하고 있다. 영화 ‘기생충’이 아카데미 4관왕 영예를 안으면서 OST도 덩달아 큰 관심을 끌었다. 기생충 OST 앨범 스트리밍 사용량은 아카데미 수상 이후 수십 배 이상의 상승세를 보였으며 스포티파이에서는 스트리밍이 1400% 급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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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괴물> OST LP
출처 : Yes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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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OST의 경우 콘텐츠로서 특수성이 있다. 국내외 영화 코어 팬덤 층의 경우 연주곡이나 스코어로 구성되는 영화 OST 전문 리스너들이 있고, 영화 OST가 LP로 발매되거나 영화 OST 플레이리스트의 높은 조회수를 올리는 등 영화 OST의 수요는 분명 존재한다. 콘텐츠가 다양해짐에 따라 관심이 더 높아지고 있어 앞으로 영화 OST의 성장을 더 눈여겨봐야 할 것 같다. 다양한 콘텐츠와 결합해 추가적인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음원 IP의 롱테일 비즈니스적인 측면 또한 주목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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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펜하우어는 "우리의 판타지는 음악을 통해 아주 쉽게 자극되어 우리에게 직접적으로 말하는, 볼 수 없으나 생생하게 움직이는 정신세계를 형상화하여 살과 뼈로 옷 입히려 한다"라고 음악을 정의한 바 있다.
그 음악이 영화라는 시각 정보와 만났을 때 그 시너지 효과는 증폭되어 음악의 힘을 발현한다. 음악을 듣기 위해 영화를 예매하는 관객은 극히 적기 때문에, 대부분의 대중들은 영화에서 음악을 전면에 인식하지 않는다. 하지만 영화 음악은 무의식 속에서 시공간을 입체적으로 구현하며, 영화에 선명한 색채감을 선사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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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음악은 영화에서 이미지를 제외한 모든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대상과 대상이 만나고 대립하고 재회하는 모든 일련의 이야기 속에서, 일상적인 형태의 진부하리만큼 잔잔한 흐름에서 이것은 '영화'입니다, 하고 명확히 인지시켜 주는 최소한의 요소이자 최대의 효과이다. 더불어, 장면과 상황이 있는 영화는 음악이 주는 미묘한 힘 -이를테면, 인생에 저릿했던 한순간을 떠올리게 해 한껏 향수에 젖게 만들거나 지나친 비관을 적당한 웃음으로 무마시킨다거나 하는 등의 인간의 마음과 행동에 변화를 주는 것들- 에 더 큰 힘을 부여하기도 한다.
장면이 없는 순간에도 즐길 수 있는 것이 영화음악이다. 영화의 모든 흐름에는 그에 맞는 음악이 끈적하게 엮여서 음악을 듣기만 해도 영화의 한 장면을 상기하게 하고, 장면이 사라진 순간을 '나'라는 자신으로 채우게 하기도 한다. 그렇게 영화 속에서 배역을 맡았던 배우가 흐려지고 그 여백을 나로 채우면 영화가 끝난 후에도 영화의 이야기는 고스란히 남는다. 실제로 경험한 적 없는 것도 마치 있었던 일이었던 것인 양 착각을 일으키게 하는 것이다. 이는 영화가 음악에게 마련해준 환경이자 음악이 영화에게 주는 선물이다.
그렇기에 영화가 상영된 후에도 음악과 관련된 마케팅이 다분히 이뤄지는데, 영화의 사운드트랙을 추가로 발매하거나 영화에 사용된 음악이 아니더라도 영화를 상상하게 하는 또는 이야기에 더 몰입하게 하는 음악을 플레이리스트로 따로 제작하기도 한다. 그리고 바이닐(LP)로 만들어 영화와 음악을 향유하는 것을 넘어 굿즈라는 2차 소비의 형태로 만들기도 한다. 바이닐로 영화의 사운드트랙을 제작하는 경우는 해외에선 꾸준히 진행되었다. <시네마 천국>, <노팅힐>, <중경삼림>, <러브레터>, <캐롤>, <Call Me By Your Name>, <릴리 슈슈의 모든 것> 등 턴테이블이 주된 음악 재생기였던 시대부터 최근까지 말이다.
국내에서는 레트로 감성이 유행하고 그것이 자리를 잡으면서 영화의 사운드트랙을 아날로그인 바이닐로 제작하는 경우가 다시금 활발해졌다. <벌새>, <미나리> 등 독립영화와 상업영화 상관없이 오리지널 사운드트랙을 LP로 제작되었다. 며칠 전에는 박찬욱 감독의 영화 <헤어질 결심>의 LP가 (마침내) 발매되기도 해 많은 이들의 소장 욕구를 자극시키기도 했다.
과거에는 바이닐과 턴테이블의 조합이 음악을 듣는 주된 매체였기에 제작되고 사용되었다면, 지금에서의 의미는 조금 다르다. 음악을 바이닐로 듣기에 자신이 좋아하는 또는 오래 남는 영화의 바이닐을 구매하기도 하지만, 바이닐을 틀 수 있는 턴테이블이 없어도 구매하는 이들이 많다. 영화를 오브제로 간직하고 싶은 이들, 바이닐의 커버 디자인을 보며 영화의 감상에 다시 젖어보는 이들. 다양한 목적으로 구매하는 경우도 있지만, 어쩌면 바이닐을 구매하는 가장 큰 이유는 틀 수 없더라도 영화에서 흘러나온 음악을 잊지 못해서,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음악이 재생되어 장면을 상기하게 하고 상상하게 하는 물체화된 음악의 매력 때문이지 않을까. 어떠한 연유에서 비롯된 소비라고 할지라도 만약 당신의 집 한켠에 바이닐이라는 형태로 영화음악이 머무른다면, 오랜만에 먼지를 털고 바이닐로 하여금 그때 그 장면으로 들어가 보는 것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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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에게 난 해 질 녘 노을처럼, 한 편의 아름다운 추억이 되고-'
2003년 개봉한 '클래식'에 등장하는 음악은 손예진과 조인성이 비를 맞으며 함께 뛰는 장면을 떠올리게 한다. 이 곡은 영화클래식을 위해 제작된 것이 아니라, 포크밴드 '자전거 탄 풍경'의 1집 타이틀곡이다. 이처럼 영화음악은 특정 멜로디나 악기를 통해 중요한 순간을 상징적으로 표현하며, 영화 속 감정과 장면을 더욱 깊이 있게 전달한다.
영화에서 음악이 중요한 역할을 하면서, 현재 많은 뮤지션들이 영화 음악감독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중 대표적인 인물로는 2024년 '밀수'를 통해 음악감독으로 데뷔한 장기하가 있다. 그는 '밀수'의 삽입곡을 제작하며 여러 플랫폼에서 주목받았고, 특히 2030세대의 관심을 이끌어냈다. 이러한 성공에 힘입어 장기하는 '밀수'에 이어 '베테랑2'의 음악감독으로도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또한 올해 개봉한 '너와 나' 영화 음악감독 또한 오혁이라는 뮤지션이 음악감독으로 참여했으며, 구체적인 시공간적 지표가 느껴지지 않도록 하기 위해 현장 엠비언스를 지우는 등 독특한 무드를 형성하는 섬세한 사운드 작업을 만들어냈다.
이처럼 영화 속 음악은 시공간과 감정을 전달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며, 뮤지션들의 음악감독 활동은 영화음악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가고 있다. 이들은 기존 영화음악의 틀을 벗어나 창의적이고 참신한 사운드를 선보이며, 관객에게 신선한 경험을 안겨준다. 앞으로도 영화음악에서 새롭고 혁신적인 사운드 연출이 계속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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